AbstractThis article examines major issues in the historiography of Western medical history between 2011 and 2020 through an analysis of scholarly articles published in journals based in the United States, Britain, and South Korea. The subject matter and methodology of the history of medicine in the West have greatly transformed since the start of the second millennium, from biographical history to historicism to social history to intellectual and cultural history. Through this process, the definition of “medicine” has been continuously denaturalized and expanded, and so have the topics its scholars deal with. Having a variety of perspectives and keeping their disciplinary boundaries porous, historians of Western medical history have examined issues of health, disease, and medicine. They have also vigilantly pursued advancements in methodology for historical analysis, experimented with different writing styles, and expanded historical resources, including visual and audio records. In recent decades, the history of medicine has seen additional experimentation with the changing understanding of the relationship between medicine and society, especially with the emergence of a knowledge- and information-based society and globalization. Furthermore, historians have attempted to establish the value of the history of medicine in response to changing perceptions of medicine and history in the twenty-first century. Their efforts have vitalized the field of medical history by treating it as a useful lens for observing medicine’s past as well as formulating critical questions about its present.
1. 2011년~2020년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과 전망을 준비하며…서양에서 의학사(the history of medicine) [1] 연구는 18세기 말에 발아해, 19세기를 거쳐, 20세기 중반 이후 더욱 크게 발전했다. 의학 내의 내적 발전에 집중하던 분과학문으로서의 의학사는 1960년대와 70년대를 지나면서 사회사적 관점에서 연구되기 시작했고,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면서 문화사적 접근 방식이 기존 의학사의 연구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발전한 사회문화적 접근법은 기존 의학사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주제로 연구자의 시선을 확장 시켜왔으며, ‘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기본적 이해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의학의 발전 과정과 그 발전에 기여한 의사 및 의과학자들에게 중심을 두었던 연구는 특정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회, 정치, 경제, 문화라는 맥락 속에 위치지어 졌다. 의학 이론 및 기술의 발전은 복잡한 사회적, 문화적 맥락이 만들어 내는 조건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는 상호 연동의 관계 속에서 이해 되게 되었다. 즉, 의학의 역사는 특정 전문인에 의해 소유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닌 병, 치료, 건강 등의 경험을 통해 국가, 지역사회, 기관 등의 공동체 및 치료사, 환자라는 다양한 주체에 의해 경험되고 역사적으로 주어진 사회적, 문화적 조건과의 역동적 연관 관계 속에서 구성되는 것으로 이해되게 되었다.
이러한 의학을 바라보는 시선의 끊임없는 재조정과 함께 의학에 대한 시대의 요구와 문제의식을 가장 잘 탐색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료의 발굴과 글쓰기 방식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어 왔고, 연구 대상 뿐 아니라 연구 방법론과 연구 주체에 있어서도 부단한 변화가 동반되었다. 의학사에서 고전적인 서술방식인 인물사 연구는 19세기 말 이래로 가속화된 세균학과 실험실의학의 발전에 따른 의학의 비인간화에 대응해 의학의 인문학적인 면모를 강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 받았다. 19세기 정치적 격변기를 지나며 사료에 입각한 실증적 역사 연구와 객관적 서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역사주의(historicism)가 등장했고 역사는 서술자의 주관에 의해서 좌우되어서는 안 되는 “객관적 과학(objective science)”의 이미지를 얻었다(Novick, 1988: 31). 그러나 역사주의에 입각한 의학사 서술은 관찬사료에 집중했으며, 의학의 발전에 있어 내재적(internal) 요건에 집중했다. 이에 대한 반발로 20세기 중반 의학과 사회의 관계를 중시하는, 즉 의학의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외재적(external)요건의 중요성을 고려하는 사회사적 연구방식이 제안되었고, 사회사의 대두와 함께 기존에 주로 의사들에 의해 서술되었던 의학사의 영역에 역사가들이 대거 참여하게 되었다(Kushner, 2008: 710). 사회사는 의학사에서 다루는 사료의 종류를 변화시켰고, 이를 통해 사회적 조건 및 변동은 의학의 발전 및 문제점을 진단하는데 중요한 맥락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1960년대와 70년대 정치적, 문화적 격변기를 겪으면서, 1980년대와 1990년대 이후 서양사회는 사회현상과 맥락을 구성하는 지적 흐름과 문화적 맥락을 역사 연구에서 중시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지성사 및 문화사적 접근법은 이후 현재까지 의학사와 역사학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King, 1991: 408-423; Brandt, 1991: 199-209; Pickstone, 2005: 309-317).
한국은 서양에 비해 서양의학의 역사에 대한 연구 기간이 비교적 짧으며, 이 분야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자 하는 학계의 노력도 비교적 최근에서야 이루어 졌다. 대표적인 국내 선행연구로는 2010년 『의사학』에 게재된 김옥주의 「한국의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과 전망」과 2020년 『역사학연구』에 게재된 이상덕의 「영미 의료사의 연구동향: 1990-2019」이 있다. 김옥주의 연구는 국내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한국에서의 서양의학사 연구 현황을 정리한 논문으로 1992년 창간 이후 18 년간 『의사학』에 게재된 서양의학에 대한 논문과 기타 국내 서양의학 관련 연구를 분석했다. 1990년대 초반에서 21세기 첫 10년 동안 의학사 발전에 있어 대한의사학회 및 『의사학』의 역할을 분석하고 국내의 서양의학에 대한 연구 경향과 문제점을 정리해 한국에서의 의학사 발전의 이정표를 제시한 것에 그 의의가 있다(김옥주, 2010: 94-107). 한편, 이상덕의 최근 논문은 한국 내 서양의학사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던 김옥주의 연구를 보충하고,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서양에서의 서양의학사 연구동향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존의 의학사라는 표현을 대신해 사회문화적 접근법의 도입과 그에 따른 의학사 연구에서의 주제와 접근방식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의료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이 글은 특히 1980년대 이후 의학사 연구에 있어서 ‘문화사적 전환’의 의의를 서양의 의학사 연구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의 연구 성과에 집중해 논했다(이상덕, 2020: 51-61).
지난 10년 동안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을 정리함에 있어 본고에서는 한국과 해외의 연구 동향에 각각 초점을 맞춘 위에서 소개한 두 논문의 기획의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 한다. 우선, 본고는 2011년에서 2020년도 국내외 서양의학사 연구를 함께 다루는 것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연구 주제, 방법론, 의학사의 효용성 등에 대한 국내와 해외의 논의의 궤적이 어떠한 지점에서 만나고 헤어지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서양의학사 연구의 미래를 위한 방향 설정에 기여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10여 년 전보다 연구자 교육, 학술활동, 연구 성과물 출판에 있어 해외와의 교류가 월등히 증가한 현재의 서양의학사 교육 및 학술활동 환경의 변화를 고려할 때 한국과 해외에서의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은 이제 함께 논의 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국내와 해외 동향을 함께 다루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논문에서 다루기에는 너무 거대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다. 리서치의 범위를 넓게 설정함으로써 아마도 기존의 연구사 정리에 비해 개별 연구에 대한 상세한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한계는 서양의학사 내의 세부 주제별 연구 동향을 다루는 후속 연구를 통해 차차 보충되길 바란다.
다음으로 본 논문은 학술지에 중심을 두고 일부 중요한 연구서를 포함해 지난 10년의 국내와 해외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을 분석한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서양의학사 연구 성과는 저서 보다는 학술지 논문을 중심으로 출판되고 있다. 이에 국내의 경우 의학사 논문을 전문적으로 게재하는 『의사학』을 비롯한 『연세의사학』, 2018년부터 의료역사연구회에서 발행된 『의료사회사연구』와 기타 인문학, 역사, 지역학 등에 관계된 학술지에 게재된 서양의학사 논문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했다. 해외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저서 출판이 학술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지만, 한국의 연구 대상과의 균형, 해외의 경우 역사가 오래된 국제적 수준의 학술지가 다수 존재하는 점, 최근 연구 동향 파악에 저서 보다는 학술지 논문이 긴요한 점, 그리고 이상덕의 선행 연구가 학술지 논문 보다는 1993년에 출판된 윌리엄 바이넘(W. F. Bynum)과 로이 포터(Roy Porter)의 『의학사 길잡이 백과사전(Companion Encyclopedia of the History of Medicine)』과 1990년도에서 2019년도 사이에 출판된 연구서에 주로 중심으로 두고 작성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해외연구 동향 또한 서양의학사 부분에서 중요한 학술지를 중심으로 분석을 하되 연구 동향의 질적 분석에 관련된 단행본(monograph)을 일부 포함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측면에서 본 연구가 연구사적 공백을 보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지라도 이 연구 또한 해외연구 성과의 경우 저자의 국적과 연구 활동 지역과 관계없이 영국과 미국에서 출판된 영문출판물에 집중하고 있는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2장에서는 국내외 서양의학사 관련 학술지를 중심으로 2011년에서 2020년도 사이 서양의학사 관련 연구 현황을 전반적으로 비교한다. 3장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국내와 해외의 서양의학사 연구주제의 확장을 다루고, 4장에서는 연구방법론의 측면에서 변화를 논의한다. 본론의 마지막 장인 5장에서는 향후 서양의학사 발전 방향을 진단해 본다.
2. 2011년 ~ 2020년 서양의학사 연구 지형도2장에서는 학술지를 중심으로 국내와 해외에서의 서양의학사관련 논문의 출판 동향을 파악한다. 연구내용 및 방법론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3장과 4장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으로, 2장에서는 서양의학사 관련 논문 편수, 논문주제의 시대별, 지역별 분포도 등 정량적인 분석에 집중해 지난 10년간 국내 외 서양의학사 연구의 지형도를 대략적으로 그려본다.
그러나 세부 논의에 앞서 다음의 사항을 먼저 언급하고자 한다. ‘서양의학’을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선, 한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서양’이라는 개념은 한국, 더 크게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역사 인식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기타 지역에서 보편성을 가지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의 관념에 자리 잡은 ‘서양’의 지리적 실체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현재 한국학계에서 이용되고 있는 ‘서양사’의 개념은 더욱 모호해 진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 등 시대에 따라 특정 지역이 배제되거나 통합되는 등 지리적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을 지나 서양의 팽창과 근대화와 맞물려 ‘서양’이라는 지리적 공간을 벗어난 ‘서양의학’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서양의학’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서양의학’의 실체에 대한 혼란을 가중 시킨다. 아마도 ‘서양’ 또는 ‘서양의학’에 대한 정의는 앞으로 서양사학계와 서양의사학계에서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그 개념을 정립해 가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러한 근원적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본 논문에서는 연구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해 우선 ‘서양의학사’의 범위를 지역적으로 유럽(북유럽, 남부유럽, 서유럽, 동유럽 등 광대한 지역 포함), 북아메리카의 미국과 캐나다, 오세아니아 지역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러시아 지역에서 발달하고 행해진 의학에 대해 서술한 연구로 제한했다.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 등의 식민의 역사가 있는 지역의 경우 제국 또는 식민지 의학의 틀 안에서 분석 될 때 서양의학의 범위에 포함했으며, 그 외의 지역의 경우 서양의학사상 및 기술, 의료문화의 조우, 전래, 갈등의 주제를 다루는 경우 서양의학사에 포함했다. 더불어, 서양과 관련이 있는 의료자원, 질병의 확산, 국제적 의료기관 등의 문제를 글로벌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 경우도 ‘서양의학사’ 범위에 포함했다.
1) 국내우선, 국내의 서양의학사 연구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난 10년간 국내 의학사 연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20년 4월까지 국내의 의학사 관계 학술지 및 기타 학술지에 게재된 서양의학사 연구논문을 조사했다. 의학사 관련 학술지로는 『의사학』, 『연세의사학』, 『의료사회사연구』를 대상으로 했다. 기타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서양의학사 연구논문은 연구주제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키워드 검색으로는 조사에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되어 RISS, DBpia, KCI 등의 검색엔진을 이용해 ‘질병,’ ‘치료,’ ‘의학,’ ‘의료’ 등의 용어를 검색해 그 결과를 수합하는 것과 함께 2011년에서 2020년 사이에 발간된 서양사 관련 학술지 및 서양사 논문 수록이 가능한 학술지의 논문 목록을 함께 검토 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총 72편의 의학사 관련 논문이 게재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57편은 국문으로 15편은 영문으로 작성되었다. 72편 중 위에서 언급한 세 개의 의학사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총 38편으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서양의학사 논문은 『연세의사학』과 『의료사회사연구』에 각각 3편과 1편이 게재되었고, 나머지 34편은 모두 『의사학』에 게재되어 그 비중이 매우 높다. 『의사학』 내에서 서양의학사 논문의 분포도를 볼 것 같으면, 2011년에서 2020년 4월까지 『의사학』에 게재된 총 논문편수는 154개로, 서양의학사는 대략 22%에 해당한다. 「한국의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과 전망」에 의하면 1992년부터 18년간 『의사학』에 56편의 서양사 논문이 게재 되었고, 2000년대 동안에는 27편의 서양의학사 논문이 게재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지난 10년과 비교할 때 『의사학』 내 서양의학사논문 게재 수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김옥주, 2010: 94, 96).
서양의학사 논문의 의학사 전문학술지 이외의 학술지 분포는 다음과 같다. 총 34편의 논문이 게재 되었는데, 이들 논문은 인문학, 문화, 종교 등의 연구를 다루는 『인문과학연구』, 『영어권문화연구』, 『종교연구』, 『세계역사와 문화연구』, 역사학일반을 다루는 『역사학연구』, 『동국사학』, 『이화사학연구』, 『사림』, 시대별 역사학술지인 『서양고대사연구』와 『서양중세사연구』, 주제별 연구를 다루는 『Homo Migrans』, 『도시연구』, 지역 또는 국가별 역사를 다루는 『서양사연구』, 『미국사연구』, 『영국연구』, 그리고 지역사 연구 학술지인 『미국학논집』에 게재되었다. 총 16개의 학술지에서 서양의학사 논문을 수록한 것으로 파악되어 의학사 전문학술지 이외에도 인문학 및 역사연구 학술지 전반에 서양의학사 논문이 게재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한편, 2017년에서 2018년도 미국사 연구 동향을 정리한 이찬행은 최근 미국사연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두 개의 주요한 경향을 ‘탈중심화’와 ‘재중심화’로 구분하고, 여성사, 이민/인종사와 함께 의학사를 전자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로 분석했다[2](이찬행, 2019: 358-360). 미국사학회의 경우 2018년 2월 의학사를 중심 주제로 하는 학술대회 개최에 이어 2018년 5월 『미국사연구』 47집에 “건강한 미국 만들기:환자, 의사, 공중보건의 역사” 기획논문을 게재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의학사 연구자들이 시대 및 주제별 연구에 있어 중첩적인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과 연관이 있는 것과 동시에, 의학사가 인문학 및 역사학계 내에서 하나의 연구 분야로 점차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요컨대 전반적으로 다양한 학술지가 서양의학사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논의하는 매체의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서양의학사 연구 분야에 있어 『의사학』의 역할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연구 논문의 시대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근대 의학사를 다루고 있는 논문은 전체 72편 중 11편으로 대다수의 연구 논문이 근대 이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대사의 경우 5편의 논문이 중세사의 경우는 6편의 논문이 게재되었다. 『서양고대사연구』와 『서양중세사연구』에 각각 1편과 3편의 논문이 게재되었고, 나머지 7편의 논문은 모두 『의사학』에 게재되었다. 주목할 점은 「한국의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과 전망」에서 『의사학』에 중세사 연구논문의 부재와 고대 및 근현대 집중현상을 지적했었는데, 2011년에서 2020년까지의 연구 성과는 『의사학』 내 중세의학사가 소폭 성장했음을 보여준다(김옥주, 2010: 95). 그러나 고중세에 비교해 근현대 연구 집중 현상이 『의사학』과 기타학술지 모두에서 두드러져, 국내 서양의학사 연구자의 전문연구 영역이 근현대에 편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은 연구 주제의 지역적 분포에 대한 분석으로 지역적으로 가장 많은 연구가 집중된 지역은 미국, 영국, 서유럽, [고대]그리스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미국에 대한 연구가 『의사학』에서 10편 및 기타학술지에서 17편으로 모두 상위를 차지해 총 72편의 논문 중 27편이 미국에 집중되어 있었다. 영국의 경우 『의사학』에는 4편, 기타학술지에는 8편의 논문이 게재되었다. 이 중 2편은 영미지역을 중심으로 한 연구로 중복된다. 서양의학사연구에서 미국사 집중현상은 김옥주의 2010년 「한국의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과 전망」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지난 10년 동안 이러한 현상은 더 강화되었다(김옥주, 2010: 99).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듯하다.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전체 서양사 연구자 중 미국사와 영국사 전공자의 비율이고, 다른 한 가지는 미국과 영국의학사의 경우 실제로 최근 10년 내 학위를 한 신진학자들의 논문 편수 비율이 매우 높은데, 이는 미국과 영국의 경우 서양에서 의학사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지역으로 이 지역에 대한 연구를 하거나 해당 지역에서 유학을 한 학자들 중 다른 지역에 비해 의학사를 전문 연구 분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 해외서양의 경우 의과학, 의료윤리, 의료기술, 건강, 간호 등에 관계된 다양한 의학사 학술지들이 존재하고 있고, 한국과 같이 역사일반 및 각국사 또는 시대사를 다루는 학술지 등에도 의학사관계 논문이 게재된다. 그러나 그 방대한 양으로 인해 주어진 연구 기간 동안 한국의 케이스와 같이 모든 학술지에 대한 조사는 불가능했다. 본 논문에서는 부득이 국제적으로 의학사 분야에서 대표성 가지고 논문 열람을 개방해 놓은 『의학사회보 (Bulletin of the History of Medicine, 이하 BHM)』, 『의학과 관련과학 역사저널 (Journal of History of Medicine and Allied Sciences, 이하 JHMAS)』, 『의료사회사(Social History of Medicine, 이하 SHM)』라는 세 학술지에 집중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출판부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에서 간행되는 BHM은 1925년 창설된 ‘미국의학사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Medicine, AAHM)’ [3]의 공식 학술지로 본 학술지의 전신격인 『의학사협회회보 (Bulletin of the Institute of the History of Medicine)』가 1933년에서 1938년까지 발간되었으며, 1939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연 4회 출판되는 학술지이다. 옥스퍼드대학 출판부(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출판하는 1946년부터 간행된 JHMAS 는 연 4회 1월, 4월, 7월, 10월에 발행된다. 1970년대 창설된 ‘의료사회사학회 (The Society for the Social History of Medicine)’의 공식 학술지인 SHM 은 1970년에서 1987년까지 『의료사회사학회회보 (The Bulletin of the Society for the Social History of Medicine)』라는 이름으로 발간되다가 1988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본 논문의 연구 기간에 해당하는 2011년에서 2020년 동안 2011년에는 4월, 8월, 12월 3회에 걸쳐, 2012년부터는 2월, 5월, 8월, 11월 연 4회에 걸쳐 발행되고 있는 학술지이다[4]. BHM, JHMAS, SHM 은 모두 국제적 인지도를 가지는 학술지로 논문의 저자 뿐 아니라 독자도 미국과 영국을 넘어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 학술지 모두 영국과 미국을 기반으로 발달했고 관련 학회와 출판부를 영미지역에 가지고 있어 해당지역의 연구 동향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환기 시키고자 한다.
BHM, JHMAS, SHM 에는 지난 2011년에서 2020년 4월까지의 기간 동안 총 617편의 서양의학사관련 논문이 게재되었다. 세부 통계는 BHM, JHMAS, SHM 이 각각 순서대로 139편, 161편, 317편이었다. 국내 학술지와 그 형식이 다르고 학술지 마다 구성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바 내용상 매우 중요하지만 분량이 보통 논문에 비해 적은 특집호의 ‘서론(introduction),’ ‘결론 (epilogue),’ ‘논평(comment)’등은 논문 편수에서 제외했다. 이 부분은 이어지는 3장을 통해 논의할 것이다. SHM 의 논문이 반수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는 다른 학술지에 비해 SHM 에 비율적으로 서양의학사 논문이 많이 실렸다는 의미는 아니다. SHM 은 회당 기본 편수가 많은 학술지로 앞의 두 학술지에 비해 매회 2배가 넘는 논문을 게재해 왔다. 세 학술지 모두 지역에 관계없이 의학사 논문을 수록하지만, 회당 1~2편의 논문을 제외한 대다수의 논문은 서양의학에 대한 논문이다. 『의사학』의 2011년에서 2020년 4월까지 총 논문 게재 편수가 154개인 것을 고려할 때 SHM 을 제외한 두개의 학술지는 논문 편수에 있어서 『의사학』과 유사한 규모의 학술지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연구동향과 유사하게 BHM, JHMAS, SHM 에서도 근현대 시기 연구주제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세 개의 학술지를 합친 총 617편의 논문 중 93.5%에 해당하는 577편의 논문이 근대와 현대에 집중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7% 미만의 논문만 고대와 중세 시기를 다루고 있어 근현대 편중 현상은 국내의 연구 현황보다 더 심하다. 고대사의 경우 전체의 1.45%, 중세사의 경우 4.53%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의학사상 보다는 사회적 관점에서 의료역사를 다루는 SHM 에는 지난 10여 년의 기간 동안 단 한편의 고대사 논문도 게재되지 않았다[5].
따라서 오히려 이들 학술지와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는 전체 서양의학사 논문 수를 고려할 때 비율적으로 고중세사 연구가 월등히 많은 편이다. 근현대시대의 경우 한국의 연구 동향과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현대사 보다는 근대사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의 현황과는 달리 BHM, JHMAS, SHM 모두에서 근대와 현대에 대한 논문은 비슷한 비율로 게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BHM, JHMAS, SHM 의 경우 15~16세기의 초기 근대를 다루는 논문의 수도 제법 있어 한국과는 달리 근현대 시대 내에서는 좀 더 고른 분포도를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은 연구 대상 지역 분포도이다. BHM, JHMAS, SHM 이 모두 영미권에서 출판되는 학술지들이라 영국과 미국에 대한 연구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이들 저널에 수록된 논문은 한국에서 출판된 서양의학사 논문과 비교할 때 더욱 넓은 지리적 공간을 포괄한다. 게재 논문의 총 수에 많은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BHM, JHMAS, SHM 의 논문은 국내와 비교해 서유럽, UK 구성국, 북유럽, 이베리아반도, 동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서인도제도, 오세아니아지역, 캐나다, 그리고 글로벌 관점에서 좀 더 광대한 지역을 포괄한다. 세 학술지 모두에서 주로 제국주의와 식민지역사의 관점에서 많이 다루어진 지역인 인도, 동인도, 서인도, 아프리카 지역에 비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집중되어 있었던 남아메리카 지역에 대한 연구는 적은 편이었다.
3. 서양의학사 연구주제의 확대1) 국내2011년에서 2020년 4월까지 한국에서의 서양의학사 연구 주제는 다양한 분야에 고루 걸쳐 있는 가운데 질병, 정신의학, 약재, 병원, 의학사상, 치료 등의 순으로 다수의 연구가 분포해 있었다. 「한국의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과 전망」의 분석 결과와 비교할 때 분류기준이 동일하지 않아 항목별 1:1 분석이 용이하진 않지만, 2000년대 2편에 그쳤던 정신의학분야 연구는 7편으로 늘어났다. 그 외 안과의학, 아동, 노인학, 백신, 약재, 육아 등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추가되었다(김옥주, 2010: 96-97).
질병사 분야에서는 질병통제기관의 성장, 사회통제의 방법으로서의 질병, 의료기술과 의료인 및 사회공동체와의 관계 등의 측면이 연구되었다. 김서형은 주로 정치권력과 질병통제의 관계를 논의했는데, 콜레라, 황열병, 결핵, 인플루엔자 등의 케이스에 집중해 정치와 질병통제 담론, 미국에서의 연방 중심의 질병통제 시스템 구축, 그 과정에서 주(state)권과 연방권력의 갈등 등을 연구했다(김서형, 2013; 2014; 2015; 2018). 신지혜는 이민사와 의학사 연구를 접목하는 연구를 질병을 중심으로 진행했는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기간 동안 이민 아동의 질병경험, 트라코마와 아시아계 이민자의 관계, 정신질환 외국인 추방의 문제, 이민과 질병 통제를 둘러싼 주와 연방권력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미국에서 이민 통제 수단으로서의 질병의 역할에 대한 유용한 연구들을 선보였다(Shin, 2014; 신지혜, 2016a; 2016b; 2018). 한편, 천연두에 대한 졸고는 18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인두접종을 위한 새로운 임상공간의 등장, 18세기 인두관련 양적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20세기 초 천연두 진단에 있어서 불확실성의 문제를 고찰했다. 이를 통해 질병통제에 있어서 의학(진단 및 예방)기술의 역할과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있어 활용된 다양한 의학적, 공중보건학적, 수량화데이터 활용 등 설득의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Lee, 2016a; 2016b; 2020). 이들 연구에는 기관, 기술, 제도 등 질병을 연구하는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고 있는데, 최근 비감염병 및 만성병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는 해외연구동향과 비교할 때 국내의 질병 관련 연구는 감염병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년의 기간 동안 영어권 국가에서 정신의학에 대한 연구가 의학사 내 주요 연구주제로 성장하며 발전했는데 (본장에서 후술 예정), 10년 동안 국내에서도 정신의학 부분의 연구가 크게 늘었다.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는 정신의학분야의 경우 앞서 언급한 미국 이민사의 맥락에서 정신질환 외국인 추방을 논의한 신지혜의 연구 외에, 노서경은 프랑스의 북아프리카 평정화 과정에 있어 의료인의 조력과 정신병원의 건립, 인종주의를 둘러싼 논쟁을 통해 식민지 정신의학의 정치성에 대해 논했다(노서경, 2014). 정모세의 연구는 영국의 초기 정신병에 대한 이해와 관리를 근대 정신의학의 발달과 근대 관료제 국가의 발달 양상이라는 의학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고찰했으며, 설혜심의 연구는 소비문화의 성장과 소비욕구, 이에 대한 시대의 계급적, 젠더적 측면에서의 해석의 교차를 ‘도벽광’이라는 질병의 등장을 통해 논의했다(정모세, 2017; 설혜심, 2017a). 황혜진은 울병과 우울증 연구를 통해 전문가 집단과 비전문가 집단 사이의 의학지식의 간극, 질병의 명명을 둘러싼 다양한 의학적 논의를 통해 20세기 초 영국에서의 정신의학의 혼란스러운 발달상을 추적했다(황혜진, 2018; Hwang, 2019).
약재는 지난 10년 동안 국내의 서양의학사 연구 분야에서 주목을 받아 온 또 다른 연구주제이다. 설혜심은 17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기간 영국과 미국에서의 인삼에 대한 인식과 서양의학에서의 인삼의 활용을, 이혜민은 인삼을 통해 17세기에서 18세기 프랑스의 본초학 지식의 형성 과정을 조명했다(설혜심, 2016; 2017b; 이혜민, 2016). 남종국은 중세 유럽에서의 아시아 향신료에 대한 인식과 의학적 처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실질적 효능과는 별개로 파라다이스에 대한 믿음과 연계해 아시아 향신료와 그 효능에 대한 신비주의적 이미지가 존재했다는 것을 밝혔다(Nam, 2014). 이필은은 앵글로색슨 의학서적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고대로부터 이어진 모유에 대한 인식과 치료적 전통이 중세에 어떻게 발현되었는지를 논의했다(이필은, 2018). 오하나는 제국주의 활동을 통해 타국으로부터 유럽으로 유입된 식물들이 18세기 영국의학저널을 통해 논의되고, 유럽의 약용식물 지식 축적에 유용한 자원을 제공한 과정을 조명했다(오하나, 2012). 지난 10년간 출판된 약재에 대한 연구는 물질을 둘러싼 경제적 이권, 문화적 관념, 의학지식의 축적과 교환이 중첩되는 양상과 과정을 효과적으로 포착해 냈다.
국내의학사 연구에 있어 병원에 대한 연구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다양한 시대를 관통하는 연구 성과가 나온 몇 안 되는 주제 중 하나이다. 여인석은 기독교 전통의 비잔틴 세계와 아스클레피오스 신앙과 그 신전에 대한 연구로 나뉘어 논의되어 온 병원의 기원에 대한 연구의 두 전통을 연결시키고, 그러한 시도 안에서 병원이 등장하는 종교적, 사회적 배경을 논의했다. 남성현은 4-7세기 비잔틴 시대 기독교 빈민보호시설의 설립과 분화, 근대적 개념의 의학적 치료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의 병원의 등장에 대해 연구했다(여인석, 2017; 남성현, 2015). 공혜정은 19세기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병원과 의료전문화의 문제에 관계된 다수의 연구를 생산했는데, 찰스턴, 뉴올리언스 등의 지역에서 병원 설립과 미국 연방 산하의 해군병원과의 관계, 남부에서의 자선병원 설립 등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 남부의 사회적, 종교적 특징이 그 지역특유의 의료문화를 형성 하는데 기여한 바를 밝혀냈다(Kong and Kim, 2015; Kong, 2017; 2018; 공혜정, 2019). 이들의 연구는 병원을 역사적 산물로서 이해하고 병원의 출현과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조건들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역사적으로 다양한 치유에 대한 이해와 치유의 방식이 존재했음을 밝혔다.
서양사에 있어서 역사분석의 중요한 분류(category)로 자리 잡은 여성과 인종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질병과 치료 뿐 아니라 통제의 대상으로서의 여성, 의료 행위자 및 건강관련 사회운동의 주체로서의 다양한 여성의 모습이 재현되었다(김서형, 2011; 신지혜, 2016b; 박상언, 2019; 이필은, 2019). 인종의 경우 식민 통치와 정신의학 및 전염병 통제와 인종의식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인종적 편견에 입각한 특정 인종에 대한 비윤리적 의학실험 및 시민적 권리와 주요 사회적 논의에서의 배제의 문제 등이 논의 되었다(노서경, 2014; 염운옥, 2018; 박진빈, 2017; 이남희, 2018b). 여성과 인종이라는 이제는 다소 고전적인 분석분류에 더해, 지난 10년간 주목 받은 분석의 분류는 나이이다. 특히 아동과 고령인구에 대한 연구가 성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의 연구는 후술할 서양의 의학사에서도 최근 성장하고 있는 연구 분야이다. 아동에 대한 연구로는 신지혜의 20세기 초 미국 엘리스 섬의 이민 아동의 질병경험과 한국에서 사역한 미국인선교사 자녀의 죽음과 질병, 건강을 다룬 졸고, 이남희의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의사 벤자민 스팍(Benjamin Spock)의 육아지침서에 대한 연구 등이 있다(신지혜, 2018; 이현주, 2019; 이남희, 2018a; 2018b). 노령에 대해서는 박형욱의 근대 노인학(gerontology) 형성에 있어 프랑스의 외과의 알렉시스 카렐(Alexis Carrel)의 영향에 대한 연구가 있다(Park, 2011).
한편, 식민지, 포스트 식민주의, 제국,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 국제기구와 정책에 집중한 접근법을 통해 더욱 확장된 공간 속에서 의학과 정치체, 국제적 교류와 갈등을 연구한 논문들도 다수였다. 열대의학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서양 열강의 제국운영에 있어 의학의 역할과 제국적 팽창이 의학발전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유용한 연구 주제이다. 이 분야에 있어서는 염운옥과 정세권의 연구가 있는데, 전자는 영국의 서아프리카 식민지 시에라리온에서의 프리타운의 도시구획에 말라리아 통제를 위한 인종간 공간분리 등 열대의학이 미친 영향과 식민 통치와 권력의 문제를 논했다. 후자는 제국주의적 팽창 뿐 아니라 열대의학 부분에서 후발 주자였던 미국이 연구자 본, 연구 기관 등의 측면에서 영국과 어떻게 다른 발전 경로를 거쳤는지를 연구했다. 두 연구자의 연구는 서로 열대의학 발전에 있어 국가 간 차별성을 볼 수 있는 비교군을 제공한다(염운옥, 2018; 정세권, 2015; 2018). 그 외 앞서 소개한 북아프리카에서 프랑스의 통치와 관련해 의학과 인종의 문제를 다룬 노서경의 연구가 있다(노서경, 2014). 나혜심과 정용숙은 트랜스내셔널 관점에서 파독 한인간호사에 대한 연구를 새롭게 조명했다. 전자는 한인간호사의 독일 이주가 독일과 한국의 간호문화에 상호적으로 미친 영향을 분석했으며, 후자는 한국인 간호사의 독일 파견을 둘러싼 낭만화 된 상호이익의 신화를 해체하고 이면의 국가적 이해관계 및 이민자 간호사가 겪은 사회적 갈등에 대해 연구했다(나혜심, 2013; Jung, 2018). 그밖에 황의룡과 김태영의 IOC활동과 반도핑 정책에 대한 연구, 최은경과 이종구의 2000년대 글로벌 전염병 거버넌스의 변화를 글로벌 보안 안보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전염병 관리체계변화를 통해 살펴본 연구가 있다(황의룡, 김태영, 2014; 최은경, 이종구, 2016). 의학기술과 의료정책에 대한 글로벌 관점의 연구로는 19세기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우두법과 백신 접종 정책에 대한 연구사를 정리한 졸고를 더 한다(이현주, 2018b).
이외에도 지난 10년 동안 기존에는 다루지 않았던 전쟁포로, 백신, 대체의학, 불임, 육아 등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등장했다(이주연, 조영수, 2017; 이현주, 2018a, 2018b; Lee, 2019; 고유경, 2016; Nam, 2016; Mun, 2011; 이남희, 2018a; 2018b). 이러한 연구의 등장 배경에는 다양한 주체의 질병 경험을 복원하고, 복수의 의학 지식의 존재를 수용하며, 의학의 역사를 다시 써 온 의학에 대한 문화사적 인식의 확장이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더불어 21세기 사회변화를 반영하는 기술 중심 사회의 도래, 출산율 저하와 인구절벽에 대한 우려, 육아에 대한 현대사회의 고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가의 시선에 영향을 미친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와 더불어 지면상 상술하기는 어렵지만 의학의론과 사상의 발전, 의료행위와 실천에 있어서 지식과 경험, 의학과 철학/종교의 관계, 상이한 의학적 전통의 수용과 배제, 다양한 과학의 분과 학문 간의 상호 연관성 등 의학 지식을 생성하고, 축적하며, 재해석하는데 있어 작용하는 다양하고 역동적인 요인과 방식들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반덕진, 2011; 이기백, 2013; 박상언, 2015a; 2015b; 성영곤, 2016; 서종석, 2020; 이정민, 2016; Lee, 2020; 윤태욱, 2012; 황수영, 2012; 김달영, 2014; 정현석, 2019; 한선희, 2019). 더 나아가 문학과 의과학, 실험의학, 그리고 질병경험의 다양한 조우에 대한 연구 또한 국내 서양의학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하고 있다(추재욱, 2014; 이찬규, 이나미, 2013).
2) 해외1970년도 이후 발달한 질병에 대한 사회 구성주의적 관점과 1990년 이후 더욱 가속화된 문화사적 관점에서의 분석은 질병사 내에서의 주제 선택, 서술방식에 영향을 미쳐왔을 뿐 아니라 기존의 질병사 분석 방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다. 1992년 출판된 미국의 의사학자 찰스 로젠버그(Charles Rosenberg)와 자넷 골든(Janet Golden)이 공동 편집한 『질병 프레임하기:문화사연구 (Framing Disease: Studies in Cultural History 』는 ‘구조’라는 표현 대신 덜 노골적인 ‘프레임’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지만 질병을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것으로 정의했다(Rosenberg and Golden, 1992). 질병은 이제 더 이상 자연적인 분류기준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개인과 집단의 질병경험을 구성하는 질병의 명명과 진단, 치료의 전 과정에 걸친 복잡하고 사회적이며 문화적인 함의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드러내는 것은 역사가의 임무가 되었다. 한편, 이러한 연구사적 흐름의 변화는 ‘의료인’에서 ‘환자’로 연구대상의 중심을 이동시켰다. 2011년에서 2020년도의 연구 성과는 이러한 1990년대 이후 장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우선, 질병사 부분에서는 천연두, 나병, 황열병, 소아마비, 결핵, 페스트, 인플루엔자, 성매개감염병(AIDS, 매독, 임질)등 감염병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지역과 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케이스 발굴과 함께 계속되고 있다. 이들 질병은 기존에도 연구가 많이 된 주제이지만 특기할 점은 기존에 연구 성과가 적은 인종적 관점에서의 연구가 증가하고 있고, 최근 몇 십 년 동안 역사학에서 주목 받고 있는 아동이라는 분석틀을 이용한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Kelly, 2011; Burnett, 2012; Snelders, 2013; Cummiskey, 2014; Robertson, 2018). 더 나아가 기존에 지식의 전유와 통제의 관점에서 주로 분석되던 감염병 연구가 일상의 회복 또는 전문인과 대중 소통, 문화적 층위에 따른 질병에 대한 이해의 상이함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되고 있다(John, 2013).
한편, 감염병, 특히 두드러지는 사회적 파장이 큰 유행병(epidemic)에 집중되었던 연구는 20세기 후반부터 서서히 그 중심축을 만성병, 일상적 질병으로 옮겨왔다. 이는 20세기 후반 서구 사회에서 감염병의 위협이 줄어들고 만성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는 것과 맥을 같이 했다. 연속성과 장기적 관점 그리고 일상적 층위에서의 질병과 건강관리라는 연구주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증가함과 동시에 암에 대한 연구는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다(Löwy, 2011; Skuse, 2014; Stolberg, 2014; Toon, 2014; Higgings and Tweedale, 2015; Loison, 2016; Arnold-Foster, 2020). 심장병, 비만, 치매, 당뇨, 피로 등의 만성질환에 대한 연구도 다수 등장했다(Timmermann, 2012; Parr, 2014; Tuchman, 2015; Rasmussen, 2018; Blayney, 2019; Fallon, 2019). 펠라그라와 같은 영양결핍과 주류, 마취제, 흥분제, 진정제 등에 의한 중독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Gentilcore, 2016; Savelli, 2012; Chavigny, 2014; Black, 2017; Mills and Adderley, 2017; Herzberg, 2017; Edman, 2020; Karibo, 2020).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15년간 스페인독감에 대한 연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하워드 필립스(Howard Phillips)는 이러한 사학사적 변화를 1990년대부터 계속된 “신흥 바이러스 질병(emerging viral diseases)”에 대한 공포, 1997년 홍콩에서 발견된 H5N1인플루엔자의 발견, 2003년 SARS의 유행과 2009년 H1N1의 세계적 유행 등과 같은 실질적인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의 위험 증가와 1990년대 후반부터 계속된 바이오테러리즘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Phillips, 2014: 792). 올해 COVID-19 팬데믹과 함께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는데, 앞으로도 스페인 독감 뿐 아니라 글로벌 감염병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문화적 측면에서의 질병 연구가 괄목할 만한 영향을 미친 분야는 정신병과 정신 의학에 대한 연구이다. 지난 20년간 정신병과 정신의학에 대한 연구는 양적인면에서 크게 성장했을 뿐 아니라 개별 집단별 세부 연구(군인, 아동, 노인, 학생, 청소년, 원주민, 이민자, 인종별연구 등)의 구체화, 진단과 치료에 대한 의학적, 사회적 논의, 신체적 질병과 정신적 질병의 연관 관계, 섹슈얼리티와 범죄와의 연관 관계, 진단과 치료기관의 사회통제적 역할, 사회교정기관인 감옥과 정신병과의 연관 관계 속에서 새로운 연구 및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Martyr, 2011; Mauger, 2012; Loughran, 2012; Wright, Jacklin, Themeles, 2013; Slijkhuis and Oosterhuis, 2014; Cox and Marland, 2015; Blair, 2016; Parhi and Pietikainen, 2017; Millard, 2017; Cox and Marland, 2018; Adams, 2019; Wake, 2019; Ramos, 2019; Nuriddin, 2019; Dwyer, 2019; Schöhl and Hess, 2019; Marland, 2019; Tomes and Jones, 2019;Tomes, 2020).
최근 2019년 JHMAS 도 위와 같은 관점의 논의를 반영하는 다수의 논문을 출판하며, 앞으로의 정신의학연구사가 나아가야 할 연구사적 방향으로 다음의 세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첫째 “치료 기관의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의료인과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체험의 구조(texture)를 탐구”하는 것, 둘째, 현대의 정신건강의료와 더 연관성이 있는 탈기관화의 결과에 대한 연구를 더 진행할 것, 마지막으로 감금(incarceration)과 청소년 법원과 관련된 정책 입안 또는 사회정의 문제와 관련 있는 분야로 연구를 확대하는 것 등이다(Doroshow, Cambino, Raz, 2019: 15-33). 즉, 의료사회사 연구와 함께 대두된 정신병을 통한 사회 통제 프레임과 그 속에서 규정된 환자의 수동성의 논리를 넘어 치료와 질병 경험을 구성하는 의료인과 환자간의 실질적 소통의 메커니즘에 주목하고, 역사가의 관심을 현대의 정신의학의 문제 및 관련 정책으로 확장해 갈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의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치료와 건강관리 부분에서도 가정의학과 음식 그리고 영양과 같은 연구 분야가 성장했다. BHM 와 JHMAS 에서 두 주제에 대한 논문이 다수 출판되었으며, 2016년 7월 SHM 은 ‘가정에서의 의학(Medicine in the Household)’이라는 주제로 특집호를 발행했다(Bavins, Marland, and Tomes, 2016; Van Andel, 2016; Cavallo, 2016; Baschin, 2016; Jones, 2016; Bivins and Marland, 2016). 식품에 대한 연구는 사회사와 문화사 발달의 영향으로 1970년대 말부터 서양사 부분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늘날 하나의 연구 분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0년간 식품사성장의 영향은 의학사 부분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의학사 내에서 식품과 영양에 대한 연구도 크게 성장해왔으며 영양과 사망률, 질병, 건강과의 관계, 식품 안전 정책의 발달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Newton, 2011; Lloyd, 2012; Geist, 2012; Carstirs, 2014; Guillem-Llobat, 2014; Olszewski, 2015; Elvbakken, 2020). JHMAS 의 2018년 특집호는 상이한 문화와 의료 환경, 주체에 따라 변화하는 약과 음식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논의했다. 식품과 영양에 대한 논의는 일상의 경험을 통해 국가의 규제와 보건 정책이 개인 생활에 미치는 영향 뿐 아니라 개인과 집단의 건강과 질병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증진시켰다(Adelman and Haushofer, 2018; Shapin, 2018; Moore, 2018; Haushofer, 2018; Adelman, 2018; Goodman, 2018).
앞서 국내 연구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1980년대 후반부터 주목 받기 시작한 역사 분석의 주요 분류기준(analytical categories)인 젠더, 인종, 계급 그리고 이들 간의 교차 지점에 대한 연구는 나이라는 또 하나의 분류기준에 의해 더욱 심화되었다. 아동에 대한 연구는 1960년대부터 등장해 지난 20년동안 서양사 내에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연구 분야이다. 최근 나이에 따른 사회적·문화적 경험에 대한 관심이 노령층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서양사학사의 발전 경향은 서양의학사 연구 주제 선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서양의학사 내 노화 및 아동에 대한 연구가 지난 10년 동안 크게 성장했다. 전자에 대해서는 노인성 질환(골다공증, 치매 등), 노인을 위한 돌봄 기관, 노화와 영양 및 호르몬의 관계, 노인 정신의학, 그리고 노인학의 형성에 대한 연구 등이 등장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새로운 진단기술의 발달과 의학적 개입의 증가, 나이에 대한 사회적·의학적 개념의 변화, 돌봄 시스템에서의 의학의 역할, 제약 산업, 건강관리의 상업화 등의 문제를 진단한다(Grob, 2011; Harris, Gorsky, Guntupalli, Hinde: 2011; Park, 2013; Ritch, 2014; Jensen, 2017; Hilton, 2017; Medeiros and Watkins, 2018). 아동에 대한 연구는 사회, 정부, 의료기관, 가정에서의 아동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 뿐아니라 특정 질병(자폐증, 정신병, 나병, 영양결핍), 약물이용, 아동폭력, 유아 돌연사 신드롬(SIDS: Sudden Infant Death Syndrome)등 구체적인 주제별 연구들이 이루어 졌다(Carroll, 2011; Irwin, 2012; Feeney, 2012; Weaver, 2013; Ruis, 2013; Filipe, 2014; Evans, 2014; Ferguson, 2015; Crane, 2015; Doroshow, 2016; Snook, 2017; Robertson, 2018; Mikami, 2019; Rowold, 2019). 이러한 연구들은 나이에 따른 질병과 건강 관련 경험의 특수성 및 사회문화적 인식과 대응을 분석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한편, 의학사 분야에서 장애(disability)에 대한 연구가 가지는 위치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주로 신체적 관점과 생리학적 측면에서 정의되고 이해되었던 장애에 대해 사회적 관점의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1990년도 중반 이후로 이러한 변화는 장애 연구(disability studies)의 성장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장애에 대한 역사적 연구를 주도하는 장애사학회(Disability History Association)가 2003년 조직되었고, 현재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6]. 2000년대 이후 장애사의 발달이 의학사 분야에 미친 영향은 지난 10년 동안 더욱 뚜렷해졌다. 현 연구는 장애를 바라보는 의학적 시선 및 정의, 사회적 인식, 치료, 정책,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학적 조력 등의 광범위한 측면에서의 의학의 역할을 포괄한다(Biernoff, 2011; Virdi-Dhesi, 2013; Leppälä, 2014; Ross, Lyon, Cathcart, 2014; Curtis and Thompson, 2014; Arnaud, 2015; Martínez-Pérez and Del Cura, 2015; Sufian, 2017; Galmarini-Kabala, 2019; Hogan, 2019). 2017년 SHM 은 ‘불완전한 아이들(Imperfect Children)’이라는 제목으로 장애 아동에 대한 특집호를 구성하고 지역과 시대에 따른 장애 아동에 대한 이해 및 치료, 교육 등에 대해 논의했다. ‘불완전한 아이들’ 특집호는 역사를 통해 근대 이후 사회가 규정해온 불완전성과 완전성의 규범을 검토하며, 신체와 정신, 행동에 있어 특정 불완전성이 장애라는 개념과 교차하는 지점에 대해 논의한다. 더불어 아동관련 정책이 가진 계급적 성격을 폭로하고, 불완전한 아동이 사회에서 ‘타자화’되는 방식과 과정을 조명하며, 아동기의 의료화 문제를 진단했다(King and Taylor, 2017; Mantin, 2017; Tylor, 2017; Smith, 2017; Turner, 2017; Goodey, 2017). 이러한 연구들은 장애를 규정하고 장애에 대한 인식을 구성하는 사회문화적 요소들에 집중하는 것을 통해 장애가 사회적 문제임을 이해하는데 기여해 왔다.
마지막으로 지난 10년간 학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연구 분야 중 하나는 불임과 피임, 임신중절, 임신, 출산, 태아와 임산부 사망, 육아 등의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재생산(reproduction)에 대한 연구이다. 본 논문의 조사 대상인 세 개의 학술지 모두에서 재생산에 관련된 특집호를 발행했다. 2015년도 가을 BHM 은 ‘재생산에 대해 소통하기(Communicating Reproduction)’라는 주제로 중세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른 시공간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수태’에 대한 지식이 어떻게 전파되고 공유되어 왔는지를 논의했다(Jones, Jones, Olsan, 2015; Richards, 2015; Puglionesi, 2015; Jülich, 2015; Kline, 2015). 여성의료의 관점을 넘어 재생산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문제이자 사회적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2016년도 5월 SHM 은 ‘중세와 근대초기 의학에서의 불임(Infertility in Medieval and Early Modern Medicine)’이라는 주제로 남성불임, 불임에 대한 의학적 치료, 나이와 불임에 대한 상관성 이해, 수태율을 높이기 위한 건강 지침 등을 연구한 논문을 게재했다(Oren-Magidor and Rider, 2016; Geaman, 2016; Rider, 2016; Tyers, 2016; Oren-Magidor, 2016; Evans, 2016; Toulalan, 2016). 2018년 JHMAS 도 출산에 대한 특집호를 통해 수술을 통한 출산, 가정 출산, 출산 트라우마,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출산문화를 논의하는 논문을 게재하고, 이를 통해 출산의 장소, 방법, 출산과정에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Declercq, 2018; Wolf, 2018; Kline, 2018; Michaels, 2018; Hrešanová, 2018). 이러한 논의는 주로 여성의료의 영역에서 논의되던 재생산이라는 주제에 대한 시각이 남성과 여성을 포괄하는 사회적 문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4. 연구 방법론에 대한 논의1) 국내2011년에서 2020년 한국의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에 있어 특기할 점은 연구 방법론에 대한 관심의 증가이다. 이는 1990년대 의학에 대한 역사학적 연구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하나의 분과 학문으로 자리 잡아 가면서 지난 10년간 의사학자들의 관심이 ‘무엇’이라는 주제를 넘어 ‘어떻게’라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대변 한다고 하겠다.
대표적으로 2010년도 중반 『의사학』을 통해 구술사와 미시사가 의학사연구에서 가지는 유용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1970년대 이후 서양의 의학사는 사회사적 분석법과 문화사적 분석법을 수용하면서, 연구의 외연을 확장해 왔을 뿐 아니라 연구 방법론 및 역사적 글쓰기 방식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실험적 변화를 거듭 해왔다. 위에 소개된 두 가지 방법론 모두 1970년대부터 서양학계에서는 논의가 되기 시작해 이후 역사학계 내에서 학문적 정체성을 세웠고, 특히 미시사는 문화사적 연구를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역사적 글쓰기 방법으로 주목 받았다. 위의 방법론들이 한국에 소개된 시점은 1990년대로 전자의 경우 1990년대 중반 인류학계를 중심으로 먼저 수용되어 2000년대 이후 역사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후자의 경우에는 1990년대 후반 국내 역사학계에 소개되었다(황임경, 김호연, 2013: 360-361; 설혜심, 2015:326-327). 황임겸과 김호연은 2013년에 게재된 「구술사와 서사의학의 만남, 그 시론적 탐색」을 통해 구술사를 “주변부로 밀려난 개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여 치유적 효과를 도모하는 실천적 분야”와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재현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론적 접근으로 소개했다(황임경, 김호연, 2013: 358-359). 한편, 2015년도 같은 학술지에 게재된 「미시사 연구의 이론과 동향: 의사학의 시각」에서 설혜심은 국가, 집단의 경험, 계량 중심의 역사서술에 대응해 구조가 아닌 인간의 삶과, 행동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능동성을 더 생생하게 포착해 낼 수 있는 연구방법인 미시사를 상세히 소개하고 의학사 연구와 서술에 있어 미시사적 접근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구술사와 미시사는 이론적 논의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국내 학자들의 의학사 연구에 적용되었는데 공혜정과 김옥주는 「‘만일 내가 그녀의 외투를 만지기만 한다면’: 뉴올리언스 자선병원에서의 성 조셉 자선 수녀회, 1834-1860(“If I Only Touch Her Cloak”: The Sisters of Charity of St. Joseph in New Orleans’ Charity Hospital, 1834-1860)」에서 미국 뉴올리언스 성 조셉 자선 수녀회의 자선병원에 대한 미시사적 분석을 통해 미국 남부에서 가톨릭의료문화의 형성을 분석했다. 저자는 이 병원에서 보이는 공간구성과 운영, 신체와 정신에 대한 가톨릭적 치유와 돌봄 그리고 의학의 독특한 융합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통해 의학, 종교, 간호, 그리고 젠더가 중첩되는 공간으로서의 19세기 중반 미국 남부 가톨릭 병원에서의 경험을 복원했다. 더 나아가 기존 연구에서 거의 조명하지 못한 가톨릭 병원에서의 수녀들의 주체적인 역할에 주목했다(Kong & Kim, 2015). 신지혜의 「20세기 초 엘리스 섬의 이민 아동과 질병」는 구술사 자료를 이용한 좋은 예이다. 저자는 엘리스 섬 구술사 도서관(Ellis Island Oral History Library)에 등록된 구술사 중 ‘신체검사(medical exam)’와 ‘엘리스 섬에서의 장기체류(Long Stay on Elis Island)’를 주제로 한 자료 중 입국 당시 16세 미만의 아동에 해당되었던 사람들의 구술을 중심으로 기존의 질병사와 이민사에서 주목 받지 못했던 이민자 아동의 질병 경험을 재구성했다. 이와 더불어 이 연구는 주로 이민법과 이민국 정책에 중심을 둔 기존 연구에서 주변부에 위치해 있던 아동의 이민과 정착 과정에서의 주체적 참여 양상을 복원했다(신지혜, 2018).
미시사와 구술사는 아래로부터의 역사 및 거시사가 포착하지 못한 역사적 순간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가능하게 해, 역사 연구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사료로 인해 구술사와 미시사는 모든 역사가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론은 아니다. 구술사와 미시사에 대한 방법론적 논의가 가지는 더 큰 의미는 아마도 사료를 대할 때 구술사적 또는 미시사적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는 역량을 역사가들이 기를 수 있도록 해 기존에는 주목하지 못했던 사료에 대한 관심을 환기 시키거나 기존에는 지나친 자료를 재해석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일예로 국내 연구 중에서는 태평양전쟁기 전쟁포로로 수용소 생활을 했던 의사 맥리안스의 전쟁일지, 의료선교사의 육아일기를 활용한 연구를 들어본다(이주연, 조영수, 2017; 이현주, 2019).
2) 해외앞서 소개한 미시사와 구술사적 연구가 일찍이 발달한 서양의 의학사학계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의학사 서술에 있어 고전적인 방법의 하나로 간주되었던 전기적(biographical) 글쓰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고, 다양한 종류의 시청각 자료를 역사사료로 이용하는 연구가 발달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다수의 의학사 서적을 출판한 역사학자이면서 내과의사이고, 생명윤리학자인 바론 H. 러너 (Barron H. Lerner)는 2018년 BHM에 게재된 비평논문 「위대한 의사의 역사(Great Doctor History)」에서 21세기 의학사 연구에 있어 전기적 접근법의 유용성을 논했다. 자신의 2014년 저작 『좋은 의사: 아버지, 아들, 그리고 의료윤리의 진보(The Good Doctor: A Father, A Son, and the Evolution of Medical Ethics)』의 사학사적 위치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하고 있는 위의 논평문에서 러너는 전기적 글쓰기의 의미를 시대에 맞게 재해석 했다. 러너에 의하면 『좋은 의사』는 감염 내과 의사였던 러너의 아버지 필립 러너(Phillip Lerner)에 대한 전기(biography)이자 바론 러너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한 자서전(autobiography)이다.
1980년대 이후 미국 역사학계에서 활발히 전개된 문화사적 연구 방법론의 유행은 연구대상의 맥락 뿐 아니라 연구대상을 선택하고 분석하는 역사가의 맥락에 대한 비판적인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러너에 의하면 전기는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전기 작가의 편견이나 관점이 글 속에 표현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역사가들은 일찍이 전기가 ‘자서전적’ 성향을 가지고 역사가가 견지해야 하는 연구 대상에 대한 객관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전기 작가와 자신들의 작업을 구분해 왔다. 그럼에도 의학사 분야에서 전기는 “근대 의학을 인간화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a way to humanize modern medicine)”으로 간주 되었고 꽤 오랜 시간 그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의학사 분야에서 전기적 글쓰기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하나는 의학사 내부의 사학사적 변화로 사회사가의 등장과 이들의 전기에 대한 비판이다. 사회사가들은 전기를 통해 드러나는 의학의 역사는 의학의 진보와 그 과정에 있어 영웅적 선구자에 중심을 두고 있어 역사에서 환자를 소외시켜 왔고, 사회적 관점의 분석이 결여되어 있으며, 의료인의 비윤리적인 의료행위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고, 주로 남성 중심의 역사를 생산해 왔다고 평가했다. 다른 한 가지는 당시 의학의 현실 문제였는데, 러너에 의하면 1970년대 초 폭로된 터스키기 매독 실험으로 미국에서 의료인에 대한 대중적 신뢰가 추락하게 되었고, 이후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대한 윤리적 측면의 논의가 더 체계적으로 제기 되면서, 인물 중심의 서술인 전기적 서술에 대한 관심도 하락했다고 한다(Lerner, 2018: 58-59).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역사 일반에서도 전기적 글쓰기의 유용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고, 러너의 자전적 전기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러너는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전기적 연구와 글쓰기를 옹호했다. 그는 프랑스 역사가 피에르 노라(Pierre Nora)와 미국의 역사가 피터 노빅(Peter Novick) 등을 인용해 일인칭 시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전기의 경우 오히려 역사가가 결코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는 역사서술에 있어서 객관성의 문제에 솔직하게 접근하고 역사적 사실이 역사가의 ‘관점’을 통해 재구성된 것임을 명확하게 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러너는 전기는 사건이나, 집단, 기관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 서술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인간이 “역사 속에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전기를 사회나 집단의 역사를 보여주는 작은 샘플로 치부하는 것은 전기가 가진 유용성을 평가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러너의 전기에 대한 재평가는 전기적 분석과 글쓰기를 다양한 층위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생동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사료 수집과 분석, 그리고 역사적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고 삶의 총체성을 그려내는데 효과적인 접근 방식으로 새롭게 평가하는데 기여했다(Lerner, 2018: 61, 64-65, 73, 77).
방법론에 있어 지난 10년 동안 해외 의학사 연구에서 두드러지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의학사 연구에 시각 및 영상자료가 매우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의 종류도 다양할 뿐 아니라 그러한 자료를 통해 논의하는 의학사의 주제도 매우 다양해, 해부학, 병리학, 장애, 정신병, 낙태, 출산, 임신, 암, 그리고 세균학 등의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른다.
도판 자료를 이용한 해부학과 병리학 연구로는 카린 버코위츠(Carin Berkowitz)와 도미니코 베르토로니 멜리(Domenico Bertoloni Meli)의 연구가 있다. 버코위츠는 18세기부터 19세기 중엽 사이 유럽의 해부도를 ‘스타일’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했다. 버코위츠는 해부도 제작 과정에서 개별 해부학자들이 그들 고유의 ‘스타일’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스타일’의 차별화가 화가와 해부학자가 함께 작업을 하는 제작 과정에서 해부학자 고유의 권위를 확인하는 방법이었을 뿐 아니라 해부학자들이 후원자에게 자신의 작업을 어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해부도 스타일 분석을 통해 버코위츠는 의학 자료의 생산에 있어서 예술과 의학, 그리고 자본이 함께 만들어 내는 18세기에서 19세기 중엽에 이르는 독특한 의료문화를 효과적으로 포착했다(Berkowitz, 2015: 171-208). 멜리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영국 런던의 매튜 베일리(Matthew Baillie)와 네델란드 위트레흐트의 얀 블루랜드(Jan Bleuland)의 병리학 연구를 분석해 병리학적 도상학(Pathological iconography)의 발전 과정 및 병리학 이미지와 질병분류학의 관계, 이 시기 해부학을 매개로 변화하는 내과학과 외과학의 관계를 고찰했다. 멜리에 의하면 병리학적 해부학과 질병분류학의 기원이 다를 지라도 베일리와 블루랜드의 병리학 이미지를 통해 1800년경에 이르러서는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러한 병리학적 도판들은 연구와 교육에서 의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이미지에 대한 논쟁을 주도하는 매체로 역할 했다(Meli, 2015: 241-242).
장애에 대한 연구로는 리사 오설리번과 로스 존스(Lisa O’Sullivan and Ross L. Jones)의 원주민 태아표본 연구와 사뮤엘 알베르티 (Samuel Alberti)의 핸드 드로잉 연구, 그리고 베스 링커(Beth Linker)의 사진 연구가 있다. 오설리번과 존스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호주 원주민 태아 표본을 이용한 영국의 해부학자이자 인류학자인 프레더릭 우드 존스 (Frederic Wood Jones, 1879-1954)의 연구와 과학 공동체의 논의를 통해 물질적 표본을 매개로 지식이 생산되고, 제도가 설립되는 과정 고찰했다. 표본, 표본의 이미지, 표본으로부터 생성된 지식이 연구 현장, 시장, 박물관 등의 장소를 경유해 가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오설리번과 존스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원주민 신체가 인간의 차이를 연구하는데 가졌던 중요성을 설명했다(O’Sullivan and Jones, 2015). 알베르티는 20세기 초 3인의 영국인 메디컬 핸드 드로잉 예술가의 작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시기 이미 옛 것으로 간주된 핸드 드로잉과 사진의 해부학적 상호매체성(anatomical intermediality)에 대해 분석했다. 그에 의하면 메디컬 핸드 드로잉은 객관적 정보 전달에 유용한 사진이 보여줄 수 없는 ‘의미’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핸드 드로잉의 의미를 재구성하면서, 알베르티는 메디컬 이미지 생산 과정에 고유의 구별되는 가치를 가지는 다양한 매체들이 상호 보완적으로 이용되었고 장소에 따라서도 다른 이미지를 생산할 수 있는 도구들이 이용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그는 메디컬 이미지 생산 방식과 과정에 대한 기계적 이해의 위험성을 지적했다(Alberti, 2018). 링커는 장애를 가진 1차 세계대전 베테랑 사진을 분석하면서 20세기 초 메디컬 사진에 대한 기존의 역사적 평가 (카메라가 환자를 의료인의 시선에 맞추어 노출하고 전체가 아닌 국소 부위로 대상화 시켰다는 비판)에 도전했다. 베테랑 재활에 대한 기록인 「계속 나아가라: 장애를 가진 군인과 해병의 재건에 대한 매거진(Carry on: A Magazine on the Reconstruction of Disabled Soldiers and Sailors)」에 대한 분석에 기반 해, 저자는 이 사진집의 제작자들이 환자의 재활과 일상복귀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오히려 상처 부위를 가렸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대중에게 재활을 통해 전쟁의 상흔을 지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Linker, 2011).
한편, 다양한 이미지 및 영상자료가 태아 및 재생산에 대한 연구에 많이 이용되었는데, 레베카 휘틀리(Rebecca Whiteley)의 16세기에서 17세기 임산부 및 태아 이미지에 대한 연구는 기존에 주목 받지 못했던 임신과 출산의 시각 이미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초기 근대 서양의 신체문화를 논의했다. 저자는 이 시기 출산형상(birth figure)과 임신여성의 몸에 대한 이미지는 신체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창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자료로 이들 이미지에서는 식자들의 지식 뿐 아니라 풍속, 전통과 변화, 남성과 여성의 신체에 대한 해석이 중첩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Whiteley, 2019: 266). 솔빅 줄리치(Solveig Jülich)는 레나르트 닐슨의 인간배아와 태아 사진이 1950년도부터 70년대에 이르는 시기 스웨덴에서 진행된 낙태논쟁에서 한 역할을 조명했다. 더 나아가 그의 작품과 낙태논쟁에 대한 잡지사와 미디어 상업자본의 대응 전략과 선택에 대한 분석을 통해 사회적 담론과 사회운동에서 시각 자료의 역할에 대해 논했다(Jülich, 2018). 영상자료를 이용한 태아와 자연출산에 대한 연구로는 에밀리 K. 윌슨(Emily K. Wilson)의 미국의 피츠버그 대학 해부학자 데이븐포트 후커(Davenport Hooker)의 인간태아행동연구 영상에 대한 연구가 있다. 저자는 영상과 영상에 대한 사료 분석을 통해 태아에 대한 이해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의학적, 역사적 맥락을 재구성해 냈다. 1932년에서 1963년 사이 후커 박사는 150명이 넘는 인공중절된 태아와 조산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영상자료를 남겼다. 윌슨은 당대와 이후 후커의 태아에 대한 비치료적 연구에 대한 과학자 및 대중의 반응과 그의 실험과정이 담긴 영상자료가 태아를 인간과 같은 하나의 생명을 가진 존재로 이해하는데 기여하게 되는 과정 등을 재구성해, 태아의 생명권 및 실험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이러한 변화가 의생명공학 연구 윤리 논쟁에 미친 영향을 논의했다(Wilson, 2014). 파울라 A. 마이클스(Paula A. Michaels)는 산전관리 자연분만운동이 한창이던 1950년대에서 1980년대에 걸쳐 산전교육수업에서 이용되던 시각 및 오디오 자료가 당시 부부가 부모 됨을 준비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하나의 렌즈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이러한 영상들을 통해 포착 가능한 출산 현장에서의 여성과 남성, 그리고 의료진에게 기대되는 이상적 역할을 분석했다(Michaels, 2018).
정신의학 관계 연구 또한 영상자료를 많이 활용한 분야 중 하나로 아서 허스트(Author F. Hurst)의 ‘전쟁신경증(shell-shock)’ 환자 영상에 대해 2편의 논문이 나왔다. 에드가 존스(Edgar Jones)는 1917년부터 1918년까지 제작된 허스트의 ‘전쟁신경증’ 환자 영상을 분석했는데, 영상제작 과정에 대해 제기된 윤리적 문제점들과 허스트의 치료법에 대한 당대의 논쟁을 소개하고, 다양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치료 세션으로 환자 치료가 가능하다는 영상적 메시지가 가지는 강력한 힘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환기시켰다(Jones, 2012). 줄리 포웰(Julie M. Powell)의 경우 동일 의사가 1940년도까지 제작한 군인 환자의 이상행동을 기록한 자료를 분석해, 이 영상이 전쟁기와 전후 국가적으로 요구되는 남성성(masculinity)과 질병에 대한 계급적 인식을 반영하고 있음을 밝혀냈다(Powell, 2017). 존스의 또 다른 연구로 1943년 베이즐 라이트(Basil Wright)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신경정신병학(Neuro Psychiatry)’에 대한 논문이 있다. 이 영상은 영국의 밀힐응급의료원(Mill Hill Emergency Medical Service Hospital)에서의 정신질환 환자의 치료를 기록한 것으로 의학적 개입을 통해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존스는 이 영상이 관련 의료 정책 입안자 및 의료진, 개혁가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음에도, 다른 한편 전시 동원 가능한 자원 및 당시 치료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아 현실과 다른 과장된 메시지를 투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영화제작에 관계된 영국과 미국의 정치적, 문화적 배경을 분석했다(Jones, 2014).
그 외에도 지도, 캐리커처, 사진 작품집 등을 분석한 연구가 있는데 아그네스 아놀드-포스터(Agnes Arnold-Foster)는 19세기 영국의사 알프레드 하빌랜드(Alfred Haviland)의 암(cancer) 의학지도(medical cartography)에 대한 분석을 통해 “병리학적 장소에서의 삶의 모습이 시각화”되는 과정을 분석했다(Arnold-Foster, 2020: 488). 더 나아가 이 연구는 도시와 공중보건 및 위생개혁, 그리고 사회통제를 주로 연결한 기존 연구와 암을 오히려 시골과 연결시키는 하빌랜드의 추론을 대별하며 19세기 질병과 보건위생, 장소에 대한 대안적 이해가 가능함을 시사했다. 루카스 엥겔만(Lukas Engelmann)은 1990년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선페스트가 유행하던 시기 연방 소속 해군 군의감 조셉 킨윤(Joseph Kinyoun)을 대상으로 한 캐리커처를 분석해 이 시기 사회적 논쟁을 통해 세균학이 과학으로 인정받고 수용되는 과정에서 존재했던 도전과 과학의 정치화 문제를 논했다(Engelmann, 2020). 마지막으로 버트한센(Bert Hansen)은 미국에서 사진사로 활동했던 레아렌 아힐러(Lejaren à Hiller)와 발렌티노 사라(Valentino Sarra)의 흑백 사진 작품집을 분석하고 그들의 삶을 전기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통해 20세기 전반 미국에서 의학사가 시각 이미지를 통해 표현되고 대중이 이를 이해하는 방식을 연구했다(Hansen, 2017).
이러한 시청각 자료를 통한 의학사 연구는 문자기록문화를 통해 포착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통해 형상화되고 유통된 지식과 이러한 지식의 생산과 순환의 기반이 된 문화를 분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와 같은 사료의 확장을 통해 역사가는 이러한 자료로부터 효과적으로 역사적 사실과 논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의학적 지식이 생산되고, 논의되며, 순환하는 다양한 층위의 역사를 재구성하는데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었다.
5. 미래에 대한 전망지금까지 3장과 4장을 통해 2011년에서 2020년에 걸친 시기 동안 국내외 서양의학사 연구주제의 확장, 새로운 사료발굴과 분석을 위한 연구방법론의 모색, 그리고 역사적 글쓰기에 대한 고민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 10년간의 위와 같은 변화는 20세기 중반 서양의학사 연구에 도입된 사회사적 접근법, 그리고 1980년대를 지나면서 서양 역사학계에 확연히 자리 잡은 문화사적 접근의 영향을 반영하는 사회문화사적 전환의 장기적인 영향 속에서 진행되어 왔다. 한편, 21세기를 살아가는 의학사 연구자들이 삶에서 경험하고 인지해 온 사회변동과 현대사회의 문제는 과거의 질병, 건강, 의학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쳐왔다. 이러한 변화하는 역사가의 맥락과 연구대상과 방법론에 대한 학문적 논의는 서로 상호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관점의 발굴을 통해 의학사의 연구대상과 방법론을 확장시키고, 분석의 깊이를 더하는데 기여해 왔다. 더 나아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의학사 연구자들은 그들의 연구와 현실문제 사이의 관계 정립을 위한 많을 고민을 해 왔다. 이에 무엇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의학사는 왜 연구되어야 하는가라는 학문적 가치에 대한 질의가 계속되었다. 본 장에서는 20세기 말 이후 가속화되어 온 지식과 정보 중심 사회의 대두와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의학사 연구에 미친 영향, 그리고 의료사회사학회를 중심으로 2010년대 중반 이후 진행되고 있는 의학사 연구의 학문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이러한 변화가 향후 의학사 연구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급속하게 발달한 정보 통신 기기의 발달과 인터넷과 같은 상업적 정보통신망의 발달은 현대사회에 있어 지식과 정보의 중요성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식 사회,’ ‘정보사회’라는 표현과 함께 우리에게 다가 온 이러한 변화는 그러한 변화 이전에 존재했던 사회적 관계를 재정립하도록 했다. 1990년대부터 독일, 프랑스와 영어권 국가들에서 지식사(the history of knowledge)가 하나의 분과학문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는데, 지식사의 연구 분야는 지식의 생산과 유통, 확산, 형식, 축적, 매개물 등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한다(Burke, 2015: vi, 3). 의학사에서 지식사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파비오 드 시오(Fabio De Sio)와 헤이너 판저라우(Heiner Fangerau)에 의하면 의학의 역사에서 과학과 비과학을 나누는 경계는 자연과학에서 만큼 분명하지 않았고, 의학 발달에 있어 과학과 비과학의 관계는 오히려 순환적이었다(De Sio and Fangerau, 2019: 167). 이러한 측면에서 의학의 발달 양상을 실제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 정규의학과 비정규의학, 과학과 비과학 사이의 경계 뿐 아니라 그 경계를 투과하고 순환하는 지식의 흐름에 대한 연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의료에 참여하는 주체들 간의 상호 연결성을 관찰하고 분석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의학 지식의 순환에 있어 매체의 역할에 대한 연구도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4장에서 소개한 다양한 시청각 사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매체 고유의 성격 뿐 아니라 이동성에 대한 분석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정보 접근성의 차이, 정보 순환의 범위와 양상, 속도가 의학지식의 형성 및 의료 현장에서의 적용에 미치는 영향, 더 나아가 의료인과 환자의 관계, 의료 전문가와 비의료인 간의 관계, 의료인들 간의 관계, 의료인, 환자, 정부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1980년도부터 그 논의가 증가해 21세기 서구 사회 뿐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한 역사학계의 인식은 글로벌 라이제이션의 역사적 기원과 역사 연구에 있어 글로벌 관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마크 해리슨(Mark Harrison)은 2015년 겨울 BHM 에 게재한 논문 「글로벌 관점: 건강, 의학, 그리고 질병의 역사 다시 프레임 하기(A Global Perspective: Reframing the History of Health, Medicine, and Disease)」를 통해 이러한 역사 일반에 있어 연구관점의 변화에 대한 의학사 연구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의학사 분야 연구에 있어 글로벌 관점의 유용성을 논의했다. 해리슨에 의하면 의학사 연구에 있어 글로벌 관점의 도입은 근대서양의학의 대두와 같은 의학사에서 고전적인 주제를 비판적이고 새로운 시각에서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역사가는 지리적 시각의 확장을 통해 상품과 인적자원의 활발한 이동에 의해 연결되는 국가적 또는 지역적 층위에서 발생하는 질병유행 간의 연관성을 포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가의 국경에 한정되지 않는 초국가적인 기관을 통한 글로벌 감염병 확산에 대한 대응 및 건강 증진을 위한 상호협조의 문제는 의학사 분야에서 글로벌 관점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왔다(Harrison, 2015).
BHM 은 해리슨의 논문에 대한 논평을 통해 의학사 연구에 있어 글로벌 관점의 필요성과 유용성 그리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더욱 풍부하게 했다. 존 R. 맥닐(J. R. McNiell)은 질병의 역사에 있어 국가 간 경쟁 등 지정학적 요소의 중요성과 전쟁의 역할에 대한 관심을 환기 시켰다. 또한 글로벌 감염병에 대한 논의에 있어 인수공통감염병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상품과 인적 이동 뿐 아니라 동물과 가축 유행병(epizootic disease)에 대한 연구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역사가가 질병, 의학, 건강이라는 주제를 글로벌 관점에서 논의할 때 지역적 맥락에 따라 평등과 정의의 문제가 고려되는 범위에 차이점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McNeill, 2015:697-699). 카비타 시바라마크리슈난(Kavita Sivaramakrishnan)은 물적 자원뿐 아니라 사상과 지적 교류 등 무형의 교환에 대해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거대서사를 보완할 수 있는 지역 거점과 주변부를 잇는 흐름과 다양한 층위의 기관과 행위자를 포함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가 보강될 필요가 있고,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의 불균등성과 한계에 대한 연구 또한 중요하다고 논평했다(Sivaramakrishnan, 2015: 700-704). 마지막으로 앨리슨 배쉬포드(Alison Bashford)는 글로벌라이제이션에 있어서 생식능력과 출산의 문제를 포괄하는 재생산이 매우 중요한 이슈임을 부각시키고, 젠더라는 관점을 도입할 때 의학과 건강, 그리고 질병의 문제를 다루는 의학사 연구자들이 이 분야 연구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함을 피력했다(Bashford, 2015: 690-695).
글로벌 의학사에 대한 관심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증가하고 2010년대 중반 이후 국내 및 해외의 의학사 연구에 있어 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질병사 분야에 있어서 국내의 경우 앞서 3장에서 언급한 최근의 글로벌 감염병 통제와 안보에 대한 논문과 천연두 예방접종 기술과 정책 연구에 있어 글로벌 관점의 필요에 대해 언급한 논문이 있다(최은경, 이종구, 2016; 이현주, 2018b). 저서로는 2020년도 2월에 출판된 설혜심의 유럽과 아메리카 그리고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인삼의 세계사: 서양이 은폐한 ‘세계상품’ 인삼을 찾아서』가 글로벌 의학사의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해외의 경우 앞서 BHM 에서의 글로벌 의학사 연구에 대한 논의를 이끈 마크 해리슨의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Contagion: How Commerce Has Spread Disease)』가 2012년 출판되었고, 2020년 5월 한국어 번역본 초판이 출간되었다. 2019년 말 시작되어 올해 전세계를 강타한 COIVID-19 팬데믹의 여파는 글로벌 감염병 유행의 메커니즘과 통제 뿐 아니라 국가 간 의료 자원과 의료기반의 차이, 정보와 기술 공유에 있어서 문제점, 국제적 소통과 공조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고, 향후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식정보사회와 글로벌라이제이션 등 현대사회의 변화가 의학사 연구에 미친 영향과 더불어, 의학사연구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작업에 어떠한 가치를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는 앞으로 의학사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일예로 의료사회사학회(SSHM)는 2015년부터 창설 이래 처음으로 학회취지문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집행부원 리차드 멕케이(Richard A. McKay)는 전반적인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의학사 연구의 가치를 연구자들 스스로 다시 세울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영국 리버풀(Liverpool)에서 개최된 학술 대회에서 취지문을 다시 쓰는 것이 결정되었고, 회원들의 의견을 아래로부터 수렴하기 위해 다양한 세대, 문화적 배경 및 커리어 단계에 있는 회원들에게 새로 작성된 취지문에 대한 의견을 문의 했다. 그 결과가 2019년 SHM 에 게재된 「우리가 하는 것을 우리는 왜 하는가? 의료사회사의 가치(Why Do We Do What We do? The Values of the Social History of Medicine)」이고 이 글에서 보여 지는 논의들은 사회문화적 연구가 이미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의학사 연구의 향후 발전 방향을 진단해 보는데 도움이 된다.
취지문 개정에서 중심적으로 다루어진 아젠다는 의료사학회 내에서 보여지는 의학사의 학문으로서의 자기목적성과 사회적 유용성 사이의 긴장 관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즉, 역사는 그 자체로 연구의 목적을 가지는가 아니면 현실을 조명하기 위해 역사를 이용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의료사학회가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한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의 영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960년대와 70년대 사회사는 기존의 내재적 발전론에 중심을 둔 역사 서술에 반기를 들고 의학사 연구에 있어 사회적 관점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역설했다.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는 민권운동의 영향과 아래로부터의 정치참여라는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서구사회에 널리 퍼져있던 사회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1980년대 이후 보수주의의 성장과 신자유주의 정부의 등장으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 영국과 미국에서 도입된 신자유주의는 공공의료의 영역에서도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를 적용했고, 복지의료는 붕괴되었다. 의료의 영역에 깊게 관여된 상업자본의 논리는 의료인과 정부, 기업의 관계를 바꾸어 놓았고, 소비주의의 논리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 있어서 힘의 관계를 재정립했다. 이러한 의료 환경의 변화를 통해 축적된 경험은 의학을 어떻게 역사적으로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변화와 연결되었다(Cooter and Stein, 2013: 73-77).
이와 함께 1980년대 이후 의학사연구는 문화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 주요한 영향 중 하나는 기존에 사회사에서 이용해 오던 개념과 분석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해체 해 역사연구의 대상을 확장하고, 새로운 접근법과 틀을 가지고 분석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사회, 정치, 의학, 환자의 개념은 끊임없이 재정의 되었고,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의학사연구에 있어 절충주의 의학(eclectic medicine) 및 상이한 문화권의 서로 다른 질병인식 모델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의학의 발달과 실천에 있어 다양한 치료사들의 역할과 환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했고 의학지식의 종류와 성격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고 심화되었다. 사회사와 문화사의 조우를 통해 의학의 역사에 대한 역사가의 이해는 더욱 확장되고, 깊어 질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연구주제의 횡적 팽창과 다변화된 문제의식이 오히려 공동의 문제에 집중할 수 없게 하고 현실 문제로부터 학문을 괴리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 나아가 학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의학사 분과 학문 내에서 각각 의학과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학자들 간의 교류의 부재와 함께 지난 몇 십년간 의학사 연구가 이루어온 성과가 의료교육 현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Kushner, 2008: 711).
본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한 세 개의 해외 학술지 중 BHM 과 JHMAS의 경우 학회와 학술지 이름에 ‘의학사’라는 해당 분과학문 전체를 아우르는 표현을 이용하고 있는 반면, SHM 의 경우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료사회사연구에 특화되어 있는 학술지이다. 사회사연구에 집중하는 의료사회사학회가 형성되고 관련 전문 학술지가 발간된 시기는 상술한 사회사적 연구가 꽃피운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회의 기원이 1970년에 있는바 지난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에 걸친 의료 환경의 변화, 변화하는 의학사와 의학의 관계, 의학사 연구자의 학문적, 사회적 위치와 역할 등을 고려한 가치 재정립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더욱이 의학사 연구 분야에 대한 영국 정부 기관의 지원 조정 등의 문제에 대응해 의학사 연구가 현실문제와 괴리되어 있다는 비판에 대한 해답을 연구자들 스스로가 찾아야 할 필요성이 존재했다.
그러나 SHM 에 게재된 「우리가 하는 것을 우리는 왜 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역사가들 조차 의료사회사의 가치에 대해 매우 다른 해답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학회 집행부는 새로 작성한 취지문을 다양한 커리어 단계와 성별, 인종적 배경을 가진 회원들에게 공개해 의견을 수합했다. 아젠다에 대한 다양한 답변이 공개되었는데, 미국의 시니어 의학사 연구자 마가렛 험프리(Margaret Humphreys)는 “필요와 차별을 들어낼 때 우리의 역사는 자연스럽게 정책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주장을 했다(McKay, 2019: 12). 이 보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네트워킹과 현실 문제에 관여할 것을 권유하는 답변도 있었는데, 건강에 대한 이슈를 함께 다루는 유럽학회를 조직하고, 의사, 정책입안자, 일반대중과 학생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연구 뿐 만 아니라 교육과 외부지원활동, 덜 개발된 국가들과의 연계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답변, 생산된 연구결과를 교육에 연계하고, 학제적 연구를 증진 시키고, 학문적 네트워크를 통한 의학사 연구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 그리고 마지막으로 취지문에 ‘타자’에 대한 연구사를 더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Mckay, 2019: 13-17).
의료사회사학회의 「우리가 하는 것을 우리는 왜 하는가?」라는 질문은 다만 한 학회의 가치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질문이 아니라 21세기 의학사연구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질문인 것 같다. 이는 의학사라는 학문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논의와 함께 앞서 설명한 의학사 연구에 있어 글로벌 관점의 필요성과 유용성을 고려할 때 한국학자들과 해외 학자들 간의 활발한 교류와 의견 교환도 미래를 위한 준비에 중요하리라 본다.
6. 2011년~2020년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과 전망을 마무리하며...지금까지 2011년에서 2020년도까지 국내외 학술지를 중심으로 서양의학사 연구의 출판 현황과 연구주제와 방법론,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모든 연구가 연구자의 고민과 노력을 담고 있는 소중한 것임을 알기에 이 글을 준비하면서 혹시 누락이 되거나 글쓴이의 짧은 식견으로 저자의 주장을 잘 대변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넓은 아량으로 이해를 해 주시길 바란다. 서두에 밝힌 바와 같이 연구범위의 한계를 설정함으로서 본 글에서는 해외의 경우 연구 성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단행본 서적을 중심으로 하는 서술은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서양의학사 연구 분야에서 한 해 출판되는 연구서의 수 또한 매우 방대한 것을 고려할 때 추후 후속연구들에서는 의학사의 하부 연구 주제들인 질병, 건강, 의학 또는 의료전문화 과정, 기관, 보건행정, 의료정책 등의 세부 주제들을 다루는 연구사 정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여성, 인종, 민족, 계급, 나이, 지역의 분류구분에 따른 의학사 연구 추이에 대한 정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 주제와 방법론의 측면에서 국내의 경우 서양에 비해 서양의학사 연구의 역사가 짧고 또 상대적으로 연구자의 수도 매우 적지만 대체로 연구 주제선정이나 방법론에 대한 논의에 있어 국외의 서양의학사 연구 동향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교육과 리서치 환경의 국제화와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국내에서 활동하는 서양의학사 연구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해외의 연구자보다 사료접근성이 떨어지고, 해외의 연구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다. 직접 방문이 필요한 고문서나 희귀본 자료에 대한 접근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2000년대 이후 급속히 발달한 역사 자료의 디지털화 작업과 전자책 보급 등의 변화는 국내 서양의학사 연구자의 해외 소장 1차와 2차 사료에 대한 접근성을 그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COVID-19의 유행은 서양의학사 연구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장애이지만, 다른 한편 세계 주요 문서관에서 디지털 자료에 대한 접근 권한을 한시적으로 오픈하거나, 온라인을 통한 세미나나 학술대회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올해 팬데믹으로 인한 이러한 변화가 서양의학사 연구자의 연구 환경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이 무엇일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한편 해외, 특히, 영미권 국가의 경우 의학사는 이미 정착된 연구 분야로 연구자의 수가 많음과 동시에 다른 역사의 하부 주제와 관련해 그 학문적 경계가 한국에 비해 비교적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활동하는 의학사 연구자들은 학회활동을 포함한 연구자 교류에 있어서 그 경계가 덜 명확한 것 같다. 이 부분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있을 듯하다. 의학사외 서양사연구자들과의 지속적 교류를 통해 연구주제 및 방법론, 분석법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논의할 수 있는 광역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전문 연구 영역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이나 공통의 연구사적 문제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의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전문성에 기반한 연구 공동체나 긴밀한 국내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점은 서양의학사 연구자들이 극복해야하는 문제점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서양의학사 연구자들의 경우 고유의 연구영역을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한국의 의학사연구 발전에 기여하고 국내와 해외를 잇는 연구 플랫폼 형성과 네트워킹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의학사 발전에 있어 한국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하는 과정에서 서양의학사 전공자 뿐 아니라 한국이나 동양의학사 연구자와의 소통은 이러한 측면에서 중요하리라고 생각된다. 최근 그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의학사의 경우 실질적으로 서양의학사 연구자가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서양의 경계를 넘는 지역에 대해 연구자 스스로 지식과 언어 능력을 갖추거나 공동연구를 진행해야 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글로벌 연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지역이나 시대 구분을 넘어 국내외 연구 주제별 연구자 교류가 증진되길 바라며, 그 과정에서 국내의 서양의학사 연구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Notes1) 현재 한국의 의학사학계에서는 질병과 인체에 대한 지식 그리고 치료를 다루는 학문을 어떻게 명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서양의 ‘the history of medicine’ 또는 ‘medical history’의 한국어 번역에 대한 논의와 함께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띤다. 다른 학술지를 차치한다 하더라도 그간 『의사학』에 수록된 논문들만 보더라도 서양 뿐 아니라 한국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의학, 치료, 질병, 건강 등을 다루는 논문에서 ‘의학사,’ ‘의사학,’ ‘의료사’등의 용어가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양의 경우도 ‘medicine’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리고 있지 못하는 점은 동일하다. 이는 서양에서 의학사 발달 과정과도 연관이 있다. 비정규의학에 대한 연구 및 전문인과 비전문인을 아우르는 의학 지식의 생산과 유통의 연결 구조에 대한 연구가 증가되면서 인체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의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예방에 관한 지식을 생산하고 행하는 주체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었고, ‘medicine’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실질적 함의가 매우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논의만 보더라도 의철학자 알렉스 브로드벤트(Alex Broadbent)는 ‘medicine’은 ‘치료적 논지(curative thesis)’가 아닌 ‘탐구적 논지(inquiry thesis)’에서 정의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의학의 ‘핵심적 권한’은 치료에 있지만, 이러한 점에 집중해 의학을 정의 내릴 때 우리는 “현재 의학이 기반하고 있는 과거의 기반에 대한 경멸적 태도”를 취하게 되며 “전통들 간의 유익한 협력을 증진시키는데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 한다. 이에 의학은 “건강과 질병의 본질과 원인에 대한 탐구”라는 관점에서 정의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Broadbent, 2019a, 2019b). 한편, 서양세계에서 학문의 발달 과정에 따라 ‘의학’ 또는 ‘의학사’의 함의가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는 사실과 함께 동아시아 또는 한국에서의 의학과 치료에 대한 표현이 서양문화권과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이 학문을 언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한 답을 얻는 과정은 수많은 논의가 필요한 지난한 작업이 될 것이나 결론 뿐 아니라 논의 그 자체를 통해 얻는 것이 더 많은 유의미한 시도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본고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의학사’를 기본 번역어로 사용하고, 맥락에 따라 ‘의료사,’ ‘의사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하겠다. 3)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Medicine homepage, https://www.histmed.org/about/history(검색일, 2020.02.03.). 4) Society for the Social History of Medicine hompage, https://sshm.org/portfolio/thesociety/(검색일, 2020, 02. 03). 5) 본 논문의 양적 데이터 분석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위의 세 개의 학술지에 비해 국내 연구게재 비율이 높은 캐나다와 호주/뉴질랜드 지역을 포함한 다른 영어권 국가 학술지에서는 전근대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 ‘캐나다의학사학회(The Canadian Society for the History of Medicine)’ 의 『캐나다의학사회보(The Canadian Bulletin for Medical History/Bulletin canadien d’histoire de la médecine)』는 같은 기간 전체 145편의 서양의학사 논문 중 고대는 1편, 중세는 0편이었고, ‘호주와 뉴질랜드 의학사학회(The Australian and New Zealand Society of the History of Medicine)’의 학술지인 『건강과 역사(Health and History)』에는 109편의 서양의학사 논문이 모두 근대 이후였다. 6) “Disability History Association,” https://www.historians.org/about-aha-and-membership/affiliated-societies/disability-history-association(검색일, 2020, 5, 15) References고유경, 「제바스티안 크나이프와 독일 자연치유운동 자연주의와 근대의학 사이에서」, 『의사학』 25-3 (2016), 557-5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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